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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시대, 투자금 빨아들이는 친환경에너지 스타트업 (2021.05.19 /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친환경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친환경에너지 발전 비중을 확대하는 만큼 관련된 유망 스타트업들의 성장잠재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특히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상발전소(VPP) 분야의 스타트업들은 수급이 불안정한 친환경에너지의 저장·공급 효율을 크게 높이면서 주목받고 있다.


■스타트업, 글로벌 ESS 표준 제시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모스랩, 스탠다드에너지, 브이젠 등 스타트업들이 성장성을 인정받아 엑셀러레이터,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도로 세계 40여개국 정상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재확인한 게 기폭제가 됐다.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의 사업 분야는 크게 △에너지저장시스템(ESS) △ 가상발전소시스템(VPP) 등이다. 두 사업 모두 태양열, 풍력 특성상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한 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다.


ESS는 하루 생산된 신재생에너지를 저장·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생산전력을 모아 보관했다가 적시에 필요한 곳에 공급한다.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은 현재 연간 9조원에서 향후 5년 내 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정준 퓨처플레이 심사역은 "제조업으로 분류되는 ESS는 스타트업이 진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정책 지원이 확대되고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 등으로 ESS사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곳이 스탠다드에너지이다. KAIST와 MIT 연구진들이 설립한 차세대 배터리 전문기업으로 ESS에 사용될 수 있는 바나듐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바나듐 소재 배터리는 기존의 리튬 이온 배터리에 비해 수급이 용이하고 발화 위험이 없으면서 용량이 큰 게 강점이다. 이 때문에 최근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스탠다드에너지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스탠다드에너지의 새로운 방식을 통한 ESS 설계 및 제조 역량이 글로벌 ESS 시장에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KAIST 연구원이 창업한 ESS 배터리 제조 스타트업 코스모스랩은 물 기반의 전해액으로 발화 위험이 없는 차세대 아연 금속 전지를 개발했다. 기존 배터리 원료인 희토류 대신 가격경쟁력이 높은 친환경 전극 소재를 활용해 시장성을 끌어올렸다. 오는 2022년 하반기까지 양산 공정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코스모스랩 이주혁 대표는 "정부·기업 발전소 등을 상대로 ESS를 판매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가정·산업용, 전기차 충전소용 ESS 사업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린산업 경쟁력 글로벌 최고수준


VPP는 태양광·풍력 등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분산전원을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관리하는 가상의 발전소 시스템이다. 전국 곳곳에 흩어진 풍력 발전소 여러 개를 하나의 가상발전소에 연결해 분산 에너지 데이터를 통합 후 수집·분석할 수 있다. 전력 수급과 공급의 변수를 사전 예측해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도 있다.


스타트업 브이젠의 경우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가상발전소 운영 소프트웨어인 'K-VPP'를 개발했다. 브이젠 정세영 이사는 "발전사업자는 VPP로 전력 공급량을 실시간 조절하고 전력중개거래를 통해 전력판매 수익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브이젠은 한국남동발전에서 보유한 신재생 발전소 58곳을 통합 관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발전소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남동발전은 향후 2025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해 가상발전소 통합관제 규모를 현재의 198MW에서 4GW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034년까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25.8%로 확대하는 내용의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보급 기본계획'을 심의·확정했다. 2019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비율 6.19%를 감안하면 15년 만에 4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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